백년 기업, 원칙과 변화의 시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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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기업, 원칙과 변화의 시너지

장수 기업들은 뚜렷한 기업 철학 아래 끊임없이 혁신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지역사회의 지지를 받아왔다. 특히 이들 기업은 과감한 연구개발 투자와 인수 합병 등으로 변화를 추구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영속을 꿈꾸는 백년 기업들의 성공 DNA를 살펴봤다.

보쉬그룹, 사업 다각화로 업계 선두를 달리다

1886년 창업한 보쉬그룹은 자동차 자기 점화 플러그 개발을 시작으로 엔진 기술, 전기·전자 제어 기술, 스티어링 등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며 세계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후에도 전동 공구, 냉장고, 텔레비전 등 내구 소비재와 포장 기기 같은 산업 기계로 사업을 다각화하면서 종합적인 기계 제조 업체로 발전했다. 보쉬의 장수 비결은 단연 적극적인 투자다. 업종 평균 두 배에 이르는 비용을 연구 개발에 투자하고 있는 것. 최근에는 에너지 플러스 주택, 전기 자동차, 음성 인식 내비게이션, 가솔린 엔진 직접 분사 시스템 등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폰데리아 폰티피시아 마리넬리, 전통과 협업으로 한계를 넘다

폰데리아 폰티피시아 마리넬리(이하 마리넬리)는 1000년에 창업해 종(鐘) 하나만 만들어온 주물 회사다. 1924년 바티칸으로부터 '교황 주조소'라는 칭호를 받은 뒤 로마 가톨릭 교회는 대부분의 종을 이 회사에서 주문 제작하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때 파괴된 ‘피사의 사탑’도, 콜럼버스의 아메리카 대륙 발견 500주년 기념 종도 여기서 만들었다. 마리넬리가 만든 종은 뉴욕, 로마, 남미 그리고 한국에서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종은 한 번 만들면 수십, 수백 년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마리넬리는 돌파구를 찾아야 했다. 그래서 이탈리아의 유명 전기 스탠드 회사인 라문 캄파넬로와 협업을 시작했다. 전기 스탠드를 켜거나 끌 때 종소리가 나도록 한 것인데, 총 다섯 가지 버전의 종소리가 탑재돼 있다. 최고의 전문성을 유지하되, 전혀 다른 업종과 협업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줌으로써 시장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호리바 제작소, 인수 합병으로 분야를 확장하다

1945년 창업한 호리바 제작소는 분석·계측 기기 업체로, 자동차와 반도체 산업을 비롯해 신소재, 에너지, 바이오, 화학, 철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해왔다. 엔진 배기가스 측정 분석 장비는 세계 시장 점유율 80%에 달하고,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가스 분석 장치나 산성비 측정 장비 등 기후 기술에 집중 투자 중이다. '재미있고 즐겁게'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는 호리바 제작소의 장수 비결은 ‘확장성’에 있다. 막대한 기술 투자는 물론이고 혈액 분석 장치 메이커 'ABX', 분광기 메이커 '인스트루먼트', 독일 자동차 시험 장치 메이커 '쉥크' 등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들을 인수 합병해 이들 기업의 인재와 기술을 적극 활용하면서 꾸준히 분야를 넓혀가고 있다.

글 | 박병률(경향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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